
옛날 옛날에 높은 곳에 왕자 동상이 서 있었어요. 왕자는 온몸이 반짝반짝 금으로 덮여 있었어요. 눈은 파란 보석이었고, 칼자루에는 빨간 보석이 박혀 있었어요.
“참 아름답구나!”
사람들은 왕자를 올려다보며 말했어요.
가을이 왔어요. 작은 제비 한 마리가 왕자 발밑에서 쉬고 있었어요. 제비는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가는 길이었어요.
그때 제비 머리 위로 물방울이 똑똑 떨어졌어요.

“비가 오나?”
제비가 고개를 들어 보니, 왕자가 울고 있었어요.
“왜 우세요?”
제비가 물었어요.
“저 멀리 가난한 사람들이 보여요. 배고픈 아이들, 추운 할머니들이 보여요. 내 보석을 그분들께 갖다 드려 주겠어요?”
제비는 착한 왕자를 도와주기로 했어요.
휙!

제비는 날아가서 왕자의 칼에 박힌 빨간 보석을 빼냈어요. 그리고 아픈 아이가 있는 집으로 날아갔어요.
“이걸로 약을 사세요.”
제비는 빨간 보석을 놓고 왔어요. 아이 엄마는 너무 기뻐했어요.
며칠 뒤 왕자가 다시 말했어요.

“제비야, 내 파란 눈을 떼어 주겠니?”
제비는 깜짝 놀랐어요.
“눈을 떼면 앞이 안 보일 텐데요?”
“괜찮아. 배고픈 사람들을 도와야 해.”
제비는 왕자의 파란 눈을 떼어서 가난한 할아버지께 갖다 드렸어요. 할아버지는 빵을 사 드실 수 있었어요.
며칠 뒤 왕자가 또 말했어요.
“제비야, 다른 쪽 눈도 떼어 주겠니?”

제비는 걱정이 됐어요.
“그러면 아무것도 못 보시는데…”
“괜찮아. 추운 아이들을 도와야 해.”
제비는 다른 쪽 눈도 떼어서 추운 소녀에게 갖다 주었어요. 소녀는 따뜻한 옷을 살 수 있었어요.

이제 왕자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어요. 제비는 왕자 곁을 떠날 수가 없었어요.
“제비야, 이제 내 몸의 금을 떼어 줄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자.”
제비는 왕자 몸의 금을 한 조각 한 조각 떼어서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어요.
“하나, 둘, 셋…”

금 조각이 하나씩 사람들에게 전해질 때마다 누군가 웃었어요.
겨울이 왔어요. 하얀 눈이 펄펄 내렸어요. 제비는 너무 추웠어요. 더 이상 남쪽으로 갈 힘이 없었어요.

“왕자님, 저 이제 가야 해요.”
제비는 왕자 발밑에서 조용히 잠들었어요.
그러자 왕자 가슴에서 뚝 소리가 났어요. 왕자의 마음이 슬픔으로 갈라진 거예요.
하늘에서 하얀 천사가 내려왔어요.
“착한 왕자와 착한 제비야, 이리 오렴.”
천사는 왕자와 제비를 안아 주었어요. 따뜻하고 포근했어요.
왕자와 제비는 천사와 함께 구름 위로 올라갔어요. 거기는 항상 따뜻하고 행복한 곳이었어요.
끝.